아는누나 퍼옴))내생에 첫술은 내 첫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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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브론즈V주민 쪽지보내기 댓글 73건 조회 3,401회 작성일 20-01-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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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자퇴하고 알바할때였다.

17살이긴 해도 성인취급 받으면서 일했기에

한창 학교라는 보호막속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내 멋대로 살다가 갑자기 부딧힌 진짜 세상은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잡화점의 매장판매직이었는데..

물건들 위치나 이름,기능, 가격 등 외울것도 많았고

손님들 응대하는것도 힘든데 부점장이라는 사람이

나를 너무 싫어해서 더 힘들었던것 같았다.

부점장은 노총각이었는데 자신이 좋아하던

여직원이 자신에게와는 달리 내게는 친근하고

사근사근하게 잘 대하는 모습을 보고

질투를 느꼈던 것이다. 점장님은 여러 지점을

도시느라 늘 부재중이셨기에 사자가 없는 굴에선

늑대가 왕이라고, 부점장이 실질적 점장이었기에

프라이드가 남달랐었다.

그 여직원은 당시 나보다 5살이 많은 22살이었고,

부점장은 34살의 노총각이었다.

그 누나는 부점장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고

부점장의 갖잖은 작업에 조금 지쳐 있던 때였다.

대놓고 거부,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고 벽을 쳐댔지만

부점장은 계속 애정공세를 했고 부점장에 대한 반감이

커갈수록 누나와 내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유일하게 부점장을 뒷담화 할수 있는 대상이

나뿐이었으니깐.

나에 대한 부점장의 횡포가 커져서 점심밥도 시켜주지

않을 지경이 되었던 어느 초가을쯤..

진짜 엄청 더웠던 날이었는데.

17년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 흐린기억의 안개속에서 아주 억울하고 황당한 일로

부점장에게 뺨을 맞고 쌍욕을 들었던건 떠오른다.

너무 억울하고 서럽고 분해서 손님들 앞에서

펑펑 울었고 그 누나가 내 등을 토닥여 주며

같이 눈물흘리며 부점장에게 항의해주었다.

결국 그날 부로 누나와 나는 나란히 해고 되었고,
(그때는 그런 시절이었다. 지금같으면 난리나겠지만..)

마지막 퇴근 후 누나가 내 손을 덥석 잡으며

배고프지 않냐면서 이런날엔 맛있는거 먹어야한다고

말하며 내손을 꼭 붙들고 데려간곳은..

맛집으로 유명했던 통닭 집이었다.

누나는 치킨엔 맥주라는 진리를 이미 17년전인 그때부터

깨닳았었고, 콜라를 마시려던 내게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한다며

500cc 생맥주를 시켜주셨다.

갓 튀겨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소한 향의 프라이드치킨과

그 옆에선 이슬방울이 송글송글 핀, 냉기가 어려있는

시원한 맥주는 17살의 어린 내게도 군침이 삼켜질법한

비주얼이었다.

마침 그날은 기분도 좋지않았고..또 몹시도 무더웠기에.

시원한 생맥주 한잔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었다.

누나와 잔을 맞추고 겁도 없이 맥주를 벌컥 벌컥 들이켰다.

내 인생 첫 술이었던 것이다.

탄산의 짜릿함과 청량함, 이가 시릴만큼의 시원함,

그리고 뒤에서 받쳐오는 고소한풍미와 기분나쁘지않을

정도의 쌉쌀한 그 맛에 홀딱 반해버렸다.

어떠냐는 그녀의 물음에 최고라는 뜻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니 정말 환하게 웃으며 괜찮지?

하는데..아마도 그모습에 반했던 것 같았다.

그 뒤로는 그녀가 주도를 가르쳐주었는데..

지금까지도 몸에 베인것이 그때 그녀가 가르쳐 준

주도였다.

그뒤로는 서로 기분이 오를대로 올라 2차를 가려했지만..

서로 돈이 없던 상황이었다..

이대로 헤어질려는 찰나, 그녀가 내손을 또다시 붇잡더니

너무 아쉽다며 자신의 자취방에 가서 딱 한잔만 더하자고

애교를 부리는데..

5살이나 많은 여자에게 귀여움을 느낀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뭐, 나도 맥주가 입맛에 맞았기에 사실 더 마시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기에(꼴에 남자라고 차마 그말은 못했다)

그만마시자고 했던 것인데..

그녀의 자취방에서 마신다면 돈걱정은 안해도 되니

동의하고 그녀를 따라 갔었다.

그녀의 자취방 앞 편의점에서 맥주와 과자를 사고

댓글목록

힙합08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힙합08 쪽지보내기 작성일

연상녀 만났던 대학 시절이 떠오르네요...

두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시 쪽지보내기 작성일

이거 보니 맥주밖에 안떠오르네 ㅋㅋ 잠도 안오는데 한캔 마시고 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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